명상록

명상록 <딸에게 주는 아침의 명상> 062

필그림(pilgrim) 2007. 9. 13. 00:03

<딸에게 주는 아침의 명상
          -062-


人心有個眞境  非絲非竹而自恬愉  不煙不茗而自淸芬

(인심이 유개진경하면 비사비죽이자념유하며 불연불명이자청분하나니)

須念淨境空  慮忘形釋  纔得以游衍其中

(수념정경공하고 우망형석이라야 재득이유연기중하리라)
-채근담-


* 주(註)

재(纔) : 겨우, 근근이, 조금의 뜻.


* 해설

사람의 마음엔 하나의 진실한 묘경(妙境)이 있으니 거문고나 피리 아니어도 절로 고요하고 즐거우며 향 피우고 차 끓이지 않아도 스스로 청향(淸香)이 일어난다.  모름지기 생각을 조촐히 하고 듣고 봄에 잡히지 않도록 하여 사려를 잊고 형해(形骸)를 풀라.  이로써 묘경에 소요(逍遙)하리라.


* 생각해보기

인간이 지닌 이성(理性)과 감성(感性)을 생각해보게 하는 말이다.  거문고나 피리소리를 들어야 즐거움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요 차를 끓여야만 청향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생각을 조촐히 하여 듣고 봄에 자유로울 수 있다면 자연스레 마음의 즐거움과 청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성(理性)으로 마음을 맑게 하며 감성(感性)으로 아름다운 감동을 느끼며 사는 생활!  어려운 것도 아니요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다만 사람들이 허망한 것에 마음을 두어 자신의 내부에 있는 진정한 묘경을 찾지 않고 스스로 굳은 마음과 경직된 몸가짐으로 근심하며 분주할 뿐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