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고백(告白) 나는 그만 사랑에 빠졌습니다. 아침마다 나가는 공원의 산책길에서 만난 사이이지만 난 아직도 그의 이름을 모릅니다. 다만 내가 이쪽 사잇길을 걸을 때면 그는 저쪽 보히니어(紫荊花-Bauhinia) 나무 사이에서 잠시 모습을 드러냈다가 사라지곤 합니다.그 모습을 잠시만이라도 볼 수 있을까 하여 나는 매일 아침 공원의 산책길을 서성입니다. 어떤 때는 황홀하게도 눈빛이 마주칠 때도 있습니다. 설레는 마음, 뛰는 가슴을 감춘 채 짐짓 무관심한 듯 모른척하며 그의 곁을 지나오나 고개 돌려 다시 돌아보고픈 마음을 억누르기 어렵습니다. 가끔 용기를 내어 뒤돌아볼 경우도 있으나 행여 그 맑고 청순한 마음에 뜨거운 나의 열정을 들키기라도 할세라, 혹 수줍음에 눈을 흘기고 다른 곳으로 가 버리지나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