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

세계의 명시 <가을의 종말>

필그림(pilgrim) 2007. 11. 9. 23:26
 

<가을의 종말>


라이너 마리아 릴케 (독일 1875~1926)


언제부터인가 눈앞에

만물의 변화가 보인다.

무엇인가 우뚝 서서 몸짓을 하며
죽게 하고

또 아픔을 준다.


시시로 모습을 달리하는

모든 정원들

샛노란 잎들이 점점 더 짙게

조락으로 물든다.

내가 걸어온 아득한 길...


이제 빈 뜨락에서

가로수 길을 바라보면

먼 바다까지 이어닫는

음울하고 무거운

차디찬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