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신(보낸 글)

서신(보낸 글) 007 <내일의 전설>

필그림(pilgrim) 2007. 6. 11. 19:40

<내일의 전설(傳說)>


학마을 님!
그렇습니다.  한 편의 시에는 분명 마음이 담기게 마련입니다.  산문이 생각을 담는다면 말이지요.  생각하면서 읽지 않아도 읽는 순간 가슴을 울리게 하는 것이 시가 아닌지요?  그런 떨림의 의미를 깊이 묵상하며 읽어가노라면 어느새 자신이 시인의 가슴에 들어가 그 음성을 듣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평소에 님이 쓰시는 수필에서 관조의 형식을 통해 독특한 심상의 깊이로 생각하고 느끼는 내용을 발견하던 그 정서에 익숙하게 훈련되어 있기에 님의 마음과 생각을 어렵지 않게 살필 수 있었음도 부인할 수 없다 하겠으나 시란 그 감정의 이해와 전이도가 이처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전달되고 마음을 사로잡게 하는데 대해 새삼 고개를 끄덕여봅니다.  아마도 단순히 글이 짧기 때문이 아니라 감정의 함축이 주는 위력 탓이겠지요.

그나저나 장마로 인한 피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이곳은 오늘 날씨도 쾌청하지만 휴일이기도 하기에 저녁시간에는 아내와 함께 침사추이 해변을 따라 연인의 길을 걸으며 장관인 불꽃놀이 축제를 구경해 볼 생각입니다. 
작년에는 사무실에서 하늘에 치솟는 불꽃을 바라보며 '내년에는 아내와 함께 여유 있게 구경하리라' 생각했었거든요.  지금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아내에 대해선 경제적 가치로는 거의 최소의 경비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는 셈이니까요.

어제 미처 동봉하지 못했던 졸작 시 한 편 보내 드립니다.  어제는 그러했거니와 오늘을 사는 우리는 내일의 세대에게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요.  우리는 내일에 사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 전설이 될까요.  보중하시고 강건하시기 바랍니다.


Hong Kong에서
제우스 올림


* 졸작 시 <내일의 전설(傳說)>을 첨부합니다.

* <내일의 전설>은 '작가의 시'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