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신(보낸 글)

서신(보낸 글) 005 <정하게 하소서>

필그림(pilgrim) 2007. 6. 11. 18:19

<정()하게 하소서>

 


학마을님!  오랜만이지요? 

세정의 삶이란 언제나 그렇듯 필부의 소망을 고담(高淡)한데 두지 못하게 합니다.  '사스'의 파동은 인류의 건강상의 문제를 넘어 정치, 경제, 문화에 대한 파급효과로 비화되고 있습니다.  생존이 투쟁이기에 목숨을 두려워하지 않고 중국을 드나들던 이곳 교민들도 경제여건이 악화되어 거래가 위축된 상황을 발을 구르며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우선 자금회전이 경직화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제 경우도 적지 않은 고통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인 문제들이라 외면하거나 제쳐둘 수 없었기에 그동안 몸과 마음을 여기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스승이며 벗이라고 생각한 학마을님에게 외람되지만 '사우(師友)'라는 조어(造語)를 호칭으로 사용해 보았습니다.  사부(師父), 사모(師母)도 있고 사형(師兄)이나 사제, 사매라는 말이 통용되고 있다면 사우(師友)라는 단어도 낯설기는 하지만 사용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다만 학마을님과 저와의 관계에서 적절치 않은 의미를 지닌 표현이라면 종전대로 '학마을님'으로 호칭하도록 하겠습니다.

보내주신 <산 위에서 부는 바람>은 청초한 바람이며 그리움의 바람이며 이지적인 아름다움이 살아있는 감동의 바람이었습니다.  님의 글이 언제나 그렇듯 생동력으로 살아있기를 바랍니다.

감사의 뜻으로 졸시 <정하게 하소서>를 님에게 바칩니다.  님의 글 <많이 울게 하소서>를 허락 없이 사용한 사죄의 뜻이 담겨있음을 밝혀둡니다.  힘자라는 데까지 자주 소식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내내 건안하시고 보중하시기 바랍니다. 



Hong Kong에서
제우스 올림

* 시 <정하게 하소서> 첨부

* <정하게 하소서>는 '작가의 시'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