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

세계의 명시 <안개 속>

필그림(pilgrim) 2007. 6. 6. 00:19
 

<안개 속>


헤르만 헤세 (독일 1877~1962)


안개 속을 거니는 이상함이여

덩굴과 돌들 모두 홀로인 채

이 나무는 저 나무를 보지 않으니

모두들 외롭게 서있다.


나의 삶이 빛나던 그때엔

세상은 친구들로 가득했건만

이제 여기 안개에 싸이니

아무도 더는 볼 수 없다.


피할 수도 없고 소리도 없이

모든 것에서 그를 갈라놓는

그 어둠을 모르는 이는

정녕 현명하다 할 수 없으리.


안개 속을 거니는 이상함이여

산다는 것은 외로운 것,

누구나 다른 사람에 대해서 모른 채

모두들 홀로 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