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과 지식의 샘터

지성의 목소리를 찾습니다!

필그림(pilgrim) 2022. 2. 10. 13:24

지성의 목소리를 찾습니다!

 

학문을 권함

일본의 메이지유신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친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1835~1901).

이 책의 영향으로 일본은 깨어나기 시작해 불과 1세기도 안 되는 70여 년 만에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고 태평양전쟁에서 패한 뒤에도 미국의 지원으로 다시 재기하여 G7의 일원으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세계가 놀라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내기는 했으나 일본의 벽을 넘기에는 아직도 역부족입니다.

필자의 생각에 우리가 더 이상 분열과 편 가르기가 없이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분단의 벽을 허물고 통일을 이룰 수 있다면 능히 일본을 앞지를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일본은 2021년 현재 미국, 중국의 뒤를 이어 GDP $5.3, 우리나라는 $1.8조(추정)입니다. 일본은 국토면적이 우리의 3.7, 인구는 2.6배에 달하니 우리가 통일된 국가로 북한의 자원을 활용하고 민족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한다면 충분히 일본을 앞지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88올림픽을 치르고 나서 한국은 선진국의 문턱에 바짝 다가서면서 21세기의 아시아태평양시대를 이끄는 중심 세력의 일원으로 떠올랐습니다. 지금은 이미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국이 되었습니다만 경제외적인 문제에선 아직도 불안한 안보와 사회적 갈등이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무거운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후쿠자와 유키치의 학문을 권함은 당시 물밀 듯이 밀려오는 서양문물과 시대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한 전통문화와의 불협화음으로 혼란해진 사회에 대해 인간의 존엄성에서부터 학문의 필요성과 국가와 국민, 풍속과 전통, 윤리와 도덕, 처세와 인품에 이르기까지 모두 17편에 걸쳐 나라와 국민이 나아갈 길을 제시한 지성의 목소리가 담긴 책입니다. 이 책은 우리나라 개화기를 이끈 김옥균, 박영호, 서재필, 유길준, 윤치호, 홍영식 등에 영향을 주어 이분들이 후쿠자와 유키치와 교분을 갖고 왕래하기도 했습니다. 후쿠자와 유키치가 우리나라의 개화과정과 인연이 있기는 해도 일본이 제국주의의 길을 걷도록 한 점에서 결코 좋은 인연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만 화혼양재(和魂洋才), 동도서기(東道西器)로 동서양의 융화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열어가려는 이상과 국민을 구속하는 국가가 아닌 국민의 독립성에 의한 국가를 지향한 자유주의 정신은 높이 사야할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학문(인문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분야에서 노벨상수상자가 없으나 일본은 경제학 분야만 빼고 25명에 이르는 다수의 수상자를 고르게 보유하고 있습니다. 묘하게도 경제 대국이면서 경제학 분야에만 수상자가 없다는 것은 모방경제로 부를 축적한 결과로 조금쯤 새겨볼만한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우리나라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며 연구하는 분들이 적지 않으나 더 노력해야 하며 글을 쓰는 우리들도 안일한 인식의 틀에서 벗어나 학문의 깊이를 더하는 일에 힘써 시대가 혼란한 때 나라가 바로 서고 사회가 안정되도록 지성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참고로 우리는 5만 원권 지폐에 신사임당의 초상이 들어 있으나 일본의 고액권인 1만 엔짜리 지폐엔 바로 이 후쿠자와 유키치의 초상이 실려 있어 일본이 이 지식인을 얼마나 귀하게 여기고 있는지를 실감하게 합니다. 바라건대 한마음문인협회를 비롯해 한국문단에서도 이만한 인물에 필적하는, 아니 능가하는 지성의 목소리가 나오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