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시(英詩) 원문

4월의 영시 한 편 <4월은>

필그림(pilgrim) 2010. 4. 5.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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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영시 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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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STE LAND - I. THE BURIAL OF THE DEAD

 

Thomas S. Eliot (1888~1965, UK)


April is the cruelest month, breeding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Memory and desire, stirring

Dull roots with spring rain.
Winter kept us warm, covering

Earth in forgetful snow, feeding

A little life with dried tubers.

 

 

황무지 제1부 죽은 자의 매장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음의

땅에서 라일락을 피어나게 하고, 기억과

욕정을 뒤섞고, 봄비로 하여금

잠든 뿌리를 일깨운다.
겨울이 차라리 따스했거니, 대지를

망각의 눈(雪)속에 파묻고, 메마른 구근(球根)으로

작은 생명 하나를 키워내지 않았던가

(생략-원문은 5부 435행에 달하는 장시임)



편역 : 김 의중
원제 : 황무지 제1부 죽은 자의 장례 (The Burial of The Dead) 중에서



유미에게

엘리엇이 왜 4월을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표현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시(詩)는 소설이나 수필 등과는 달리 글쓴이의 섬세한 감정이 고도의 정제된 언어로 함축과 은유의 형식을 빌어 나타나는 글이므로 그 심상의 깊이를 헤아리기 전에 단순히 표현상의 느낌만으로 글의 의미를 해석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나로서는 생명의 고귀함과 창조의 고통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모든 생명은 사랑의 결과이며 그 탄생은 언제나 고통을 수반해 태어난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사월은 생명의 탄생과 생존의 몸부림이 가장 치열한 계절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엘리엇은 이 시를 통해 동면(冬眠)의 따스함 속에서 봄의 희망을 꿈꾸는 겨울이 인과관계 측면에서 보면 더 평화로웠던 것이 아닌가 하고 반문하며 봄이라는 계절의 상징적인 의미를 죽음과 부활로 연계하여 생명과 생존의 역동성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침의 명상으로 채근담 대신 보내는 이 4월의 영시 한 편으로 힘차게 약동하는 4월을 시작히기 바란다.

 

홍콩에서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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