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시

작가의 시 <그냥>

필그림(pilgrim) 2007. 11. 18. 22:42

<그냥>


그냥

그대 생각이 나면

컴퓨터 앞에 앉아 편지읽기를 열어보곤 한다.

새로 들어온 메시지가 없으면

허전하고 아쉬워

그래서 쉽게 닫지 못한다.


그냥

그대 생각이 나면

무언가 할 말이 있을듯한데

편지쓰기 난에 주소만 입력해 놓고, 망설이다가

다음에 하지... 하면서

로그아웃을 클릭 한다.


그냥

그대 생각이 나면

애타는 마음 헤아릴까하여

오늘밤엔 꼭 메시지를 띄워야지

그리고 말해 줘야지

사랑해, 너만 사랑해


그냥

그대 생각이 나면

아무 말 없어도 다 알겠지

우리 모두 아픈 가슴에 그리움을 안고

살아있는 동안 그렇게

그냥, 메시지를 열고 닫고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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