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문학 사랑방

가을편지

필그림(pilgrim) 2010. 4. 7. 08:32

<가을 편지> 

김 필연

가을이 깊어가네
이 계절을 어찌 지내시는가
하늘은 높아도 비어있고
바람은 냉기에 떨고 있네
이 가을 깊은 서정에
가슴 베이지 않을 지혜를
일러주시게

오늘도 
그대가 놓고 간 가을과 
함께 있네
들려주시게 
바람에 드러눕던 갈대마냥 
풋풋했던 목소리 
보여주시게 
붉나무 잎새보다 더 붉던 
그대 가슴을 

기억하시는가 
빛 바랜 은행잎이 
힘없이 구르던 그 횡단보도 
그대 뒷모습이 
지금도 가슴을 할퀴네 
발길 돌려 달려올 그대를 
애타게 그려보네 
그렇게 훌쩍 오시게


이 글은 여류시인 김 필연 씨가 제 서재 '손님문학'에 남긴 작품입니다.
김 필연 시인은 한국예술가곡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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