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명상록 <딸에게 주는 아침의 명상> 098

필그림(pilgrim) 2007. 11. 14. 00:29

<딸에게 주는 아침의 명상
          -098-


機息時 便有月到風來 不必苦海人世

(기식시에 변유월도풍래하나니 불필고해인세요)

心遠處 自無車塵馬迹 何須痼疾丘山

(심원처에 자무차진마적이니 하수고질구산이리오)
-채근담-


* 주

便 : 편하다는 뜻의 편(便)이 아니라 곧, 문득이라는 뜻의 변(便)으로 읽어야함.


* 해설

마음이 쉬면 문득 달이 뜨고 바람이 부나니 사람 사는 세상이 반드시 고해는 아니요 마음이 먼 곳에까지 트이도록 하면 수레의 먼지와 말의 흔적도 절로 없나니 어이 산속 그리움에 연연하는 병이 되리요.


* 생각해보기

마음이 분주하면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하루 종일 쏘다니면서도 하늘 한번 제대로 올려다보지 못하고 사는 게 우리네 삶이다.  그러나 마음이 쉬면 여유가 생기고 문득 주위를 살펴 자연의 모습을 관찰하면 만상이 고요한 가운데 제 할 일을 다 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며 비로소 세상이 반드시 고해(苦海)가 아니요 살아갈만한 가치가 있는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나아가 마음이 안정된 가운데 생각의 깊이를 더하면 시끄럽고 혼잡한 주변 환경도 별다른 장애가 되지 아니하며 굳이 시끄러움을 피해 고요한 산속을 찾고자 하는 그리움조차 사라지게 된다.

마음을 쉬게 함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벗 삼고 명상과 성찰로 번뇌를 없애면 생활은 여유로워지며 성품은 더욱 고결해 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