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명상록 <딸에게 주는 아침의 명상> 047

필그림(pilgrim) 2007. 8. 23. 06:59

<딸에게 주는 아침의 명상
          -047-


休與小人仇讐  小人自有對頭

(휴여소인구수하라  소인은 자유대두이며)

休向君子諂媚  君子原無私惠

(휴향군자첨미하라  군자는 원무사혜이니라)
-채근담-


* 해설

소인으로 더불어 원수를 맺지 말라.  소인은 스스로 소인의 상대가 있으며, 군자를 향하여 아첨하지 말라.  군자는 본래 사사로움으로 은혜를 베풀지 않기 때문이다.


* 생각해보기

현대사회에서 군자와 소인의 한계를 구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실수와 약점이 있게 마련이며 일상적인 면에서는 누구나 조금씩은 소인의 이기심과 편협함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굳이 그 개념을 빗대어 정의한다면 이상과 주관이 있는 자기의 세계를 갖고 있으며 충분한 실력과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남에 대한 배려와 너그러움을 지닌, 건전한 가치관과 인품이 제대로 갖추어진 사람을 군자라 할 수 있을 것이며, 반면 배움과 재능을 가졌더라도 남을 배려하고 포용하는 일에 인색하며 생각의 깊이가 옹졸한 사람을 소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의 경구는 뜻을 높은데 둔 사람이라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시비곡직(是非曲直)에 휩싸이지 말라는 충고이며 지조가 있는 사람이라면 굳이 자기보다 나은 사람이라 하여 그 앞에서 마음에 없는 말로 아첨하지 않는다는 가르침이다.

군자, 현대적인 의미에서 지도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은 고독하게 마련이다.  우선 소인(보통사람)들과는 가치관(수준)의 차이가 있고 남이 결정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또 그런 자질을 가진 사람들은 극소수이기에 어려운 사정이 생길 경우 의논할 상대를 찾기조차 쉽지가 않을 것이다.  다만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정도로 최종적인 판단과 결정은 언제나 홀로 외로운 가운데 내려야하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이 지게 마련이다.

다른 사람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아래 사람에게 군림해서는 안 되며 윗사람에게 굽신거려서도 안 되며 우유부단해서도 안 된다.

주변의 사정이 어떻게 변한다 해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 소신을 갖고 흔들림 없이 당당하게 서는 사람을 다른 사람들은 우러러보게 되는 것이다.

소인은 눈에 보이는 것만을 판단하나 군자란 보이지 않는 부분을 헤아릴 수 없는 깊이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도자가 걸어야할 길이란 그렇게 고독한 길이며 이는 가히 타고난 운명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대 고독하거들랑 그것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도록 하라”  아빠가 너에게 주는 오늘의 충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