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명상록 <딸에게 주는 아침의 명상> 028

필그림(pilgrim) 2007. 7. 11. 05:11

<딸에게 주는 아침의 명상>

                   -028-

 

一字不識而有詩意者  得詩家眞趣

(일자부식 이유 시의자는 득 시가 진미하며)

一偈不參而有禪味者  悟禪敎玄機

(일게불참 이유 선미자는 오 선교 현기하느니라)
-채근담-


* 주(註)

‘偈’ : 쉴 ‘게’, 중의 글귀 ‘게’, 힘쓸 ‘걸’자(字)이나 여기서는 불교의 덕을 찬양하거나 교지를 설명하는 게송(偈頌)의 의미로 쓰임.


* 해설

한 글자 모르고서도 시(詩)의 뜻이 있는 자는 시가 지니는 참 맛을 훌륭히 얻는다.  한 게(偈)를 참선(參禪)하여 연구하지 않아도 좌선(禪)하는 취미를 지닌 자는 선(禪)의 현묘(玄妙)한 기틀을 깨닫는다.


* 생각해보기

시인이 쓴 시를 이해하기 위해서 그 감성이나 이해의 수준이 반드시 시인의 경지에 이르러야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시를 좋아하는 시심(詩心)이 있다면 그로서 충분히 시의 묘미를 이해하고 심취할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반드시 스님이 하듯 좌선하여 불교의 경전을 외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마음을 맑게하고 경건한 뜻을 지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선(禪)의 경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애호가(maniac. mania는 사람을 지칭하지 않음)라는 말을 이처럼 잘 설명한 경우도 드물 것이다. 

음악이나 그림을 좋아하고 즐기기 위해 반드시 음악가나 미술가가 될 필요가 없듯이 시인이나 종교인, 철학자가 아니어도 시를 사랑하고 명상에 잠기기를 좋아하는 것만으로도 능히 마음을 맑게 하며 자연과 사물의 참뜻을 헤아리는 지혜를 얻을 수 있으리라. 

지금 가진 것은 부족할지라도 시를 사랑하며 생각의 깊이를 지닌 마음으로 늘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성실하게 정진하여 내일의 삶을 더 나은 가치와 풍요로 채워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