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산실

문학의 산실 <문학을 지향하는 어느 님에게>

필그림(pilgrim) 2007. 6. 15. 00:26
 

<자스민향기>


                                         김 의중


해 저물고

노을이 머물던 하늘에

어둠이 내리면

하늘을 보세요.

하나, 둘...

아스름한 별들이 빛날 거예요.


나는 아스트라 게이트

별나라로 가는 문을 엽니다.

어둠 속에서

바람결에 스며오는

자스민향기

그 떨림이 애잔하기에


두려워 마세요.

그냥 향기만 전하면 됩니다.

행여 풀벌레소리 곁에 들리면

외롭지도 않을 거예요.

더러 가슴에 밀려오는 갈증

아침이슬로 축이고


몇 밤이 지나고

어둠에 익숙해지면

달님도 찾아오겠지요.

못 다한 그리움도 그 날엔 잊을 거예요.

그리고 화사한 웃음 향기로 채워

별들의 문을 향해 보내겠지요.


 

자스민향기님,

안녕하세요?  제우스입니다. 
아스트라 게이트(astragate)는  다음블로그(http://blog.daum.net/astragate)의 제 ID입니다.  별들의 문(門)이라는 뜻이지요.  그 문으로 들어오면 하늘 한 끝에 있는 제우스를 만날 수 있답니다.

문학산장에서 학마을님에게 충분한 문학수업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은지님을 친언니처럼 따르시고요.  때가 되면 그분들의 도움으로 등단의 문을 두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행여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그땐 제가 돕겠습니다.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명심하시고 이것을 지키시기 바랍니다.  문턱만 밟는 문인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면요.

 

1.  언제나 마음을 맑게 하세요.  제일 중요한 첫째 조건입니다.  어떤 경우에서건 마음을 순결하고 아름답게 하는 일에 힘써야 합니다.  탁한 마음으로는 결코 좋은 글을 쓸 수 없어요.  하늘을 우러르거나 음악을 듣던지 나들이를 해서라도 마음의 평화와 순결함을 지키도록 하세요.  자주 명상에 잠기기도 하구요.  장담하건대 화장을 안 하셔도 아름다워질 수 있을 겁니다.

2.  남의 글을 많이 읽으세요.  표현력을 높이고 좋은 글을 쓰게 될 것입니다.  종종 의견교환을 하는 것도 문장 실력을 늘리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 내가 남의 글 읽지 않으면 남도 내 글 읽지 않는다는 점도 명심하시고요.  잊지 마세요.

3.  기초교양을 충실히 하는데 힘쓰세요.  글에 힘이 실리게 됩니다.  기초교양에 관한 지식이 부족하면 깊은 맛과 감동을  전하지 못하는 얄팍하고 빈약한 글이 되고 맙니다. 

4.  자신이 남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한 가지 분야를 깊이 배우고 익히도록 하세요.  예를 들어 꽃을 좋아 한다면 꽃의 종류나 생태습성에 관해 깊이 있게 파고드는 겁니다.  그 분야에 남이 따를 수 없는 전문적인 지식을 익혀두면 자신을 지키고 돋보이게 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5.  늘 메모를 하세요.  핸드백에, 침대머리맡에, 언제라도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에서 메모가 가능하도록 하세요.

6.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가지세요.  글씨는 아무나 쓸 수 있지만 글은 아무나 쓰는 게 아닙니다.  글을 쓰는 일이란 글에 생명을 불어넣고 인격을 담는 일입니다.  문학은 그런 글들의 품격을 다루는 학문이고요.  그렇다고 교만해서는 안 되겠지요?  자존의식을 갖되 겸손함을 잃지 않는 미덕을 지니도록 하십시오.

7.  부군의 충분한 협조를 받도록 하세요.  그러기 위해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애정과 신뢰를 먼저 보여주시고요.  가장 가까운 사람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결코 성공하는 문인이 되지 못합니다.  설령 문인의 문턱에 들어선들 행복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자녀들에게도 물론 더 잘하시고요.  글 쓴다는 핑계로 자신이 지켜야할 가정을 소홀히 한다면 가소롭다는 비난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상 7가지를 잘 지킬 수 없다면 문인으로 등단하고자 하는 일을 당장 그만두십시오.  문인이 된들 문학을 욕되게 할 뿐이니까요.  일생일대의 승부를 거는, 이 일이 아니면 죽기라도 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하늘 향해 굳은 마음의 서약을 하시기 바랍니다. 
님이 이 약속을 충실히 지키신다면 제우스도 자신의 약속을 지킬 겁니다.  자신의 이름을 소중히 하십시오. 
저는 더 이상 님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드리지 않을 겁니다.  다만 받은 메일에 대해서는 필요할 경우 회신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새로운 인생의 길을 걷고자 하는 님의 앞날에 행운과 문운이 함께 하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