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

세계의 명시 <서녘바람>

필그림(pilgrim) 2007. 6. 14. 22:32

<서녘바람>


존 메이스필드


서녘바람은 훈훈한 바람, 새 울음소리로 가득한 바람

난 눈물 없이 서녘바람소리를 듣지 못하네

서녘 땅, 오랜 누런 동산에서 불어옴이라

서녘바람엔 사월의 수선화향기 깃들어 있음이라


서녘나라는 좋은 나라, 나 같은 고달픈 가슴에야

거기 능금 꽃피어 대기는 술인양 향기롭고

거기 서늘한 푸른 풀밭 있어 사람들 누워 쉬고

메추라기는 둥지에서 가락 높여 노래 부르네.


“고향에 돌아오지 않으려는가, 자네, 자넨 오래 떠나 있었네

때는 꽃피는 사월, 산다화(山茶花) 희게 피어있고

햇살은 곱고, 또 비는 따스하다네.

고향에 돌아오지 않으려는가, 자네, 우리들의 품으로


어린 밀밭은 푸르네, 거기 토끼 뛰놀고

하늘은 푸르러 구름은 희고, 비와 햇살은 따스하다네.

벌 소리 들으며 즐거운 샘은 다시 흐르고

봄은 영혼의 노래가되네, 자네 머리엔 그대로 불길이라네.


서녘엔 종다리가 노래한다네, 푸른 밀밭 위에

그러니 고향에 돌아와 고달픈 다리를 좀 펴게

멍든 가슴엔 향유가 있네, 아픈 눈에는 잠 오는 약도 있다네.”

이렇게 새소리 가득한 서녘바람은 일러준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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