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시

한국의 명시 <청포도>

필그림(pilgrim) 2007. 6. 12. 21:08
 

<청포도>


이 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만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수건을 마련해 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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