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ward Morning
The Inward Morning
Henry David Thoreau (1817~1862, USA)
Packed in my mind lie all the clothes
Which outward nature wears,
And in its fashion's hourly change
It all things else repairs.
In vain I look for change abroad,
And can no difference find,
Till some new ray of peace uncalled
Illumes my inmost mind.
What is it gilds the trees and clouds,
And paints the heavens so gay,
But yonder fast-abiding light
With its unchanging ray?
Lo, when the sun streams through the wood,
Upon a winter's morn,
Where'er his silent beams intrude
The murky night is gone.
How could the patient pine have known
The morning breeze would come,
Or humble Flowers anticipate
The insect's noonday hum,
Till the new light with morning cheer
From far streamed through the aisles,
And nimbly told the forest trees
For many stretching miles?
I've heard within my inmost soul
Such cheerful morning news,
In the horizon of my mind
Have seen such orient hues,
As in the twilight of the dawn,
When the first birds awake,
Are heard within some silent wood,
Where they the small twigs break,
Or in the eastern skies are seen,
Before the sun appears,
The harbingers of summer heats
Which from afar he bears.
내면의 아침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김 의중 편역
내 마음속에는 바깥의 자연이 걸친
온갖 의상이 들어 있어
시간마다 변하는 유행에 따라
모든 것들을 바꾸어놓는다
헛되이 바깥과 다른 점을 살펴도
차이를 발견할 수 없다
초대하지 않은 어느 새로운 평화의 빛이
내 마음속 깊은 곳을 밝혀줄 때까지는
나무와 구름을 금빛으로 물들이고
하늘을 저토록 화사하게 채색하는 것은
저기 변함없는 광선으로
끊임없이 빛나는 빛이 아니겠는가?
보라, 태양이 나무사이를 뚫고
겨울아침으로 흐를 때
그 조용한 햇살이 스며드는 곳에
어두운 밤이 사라지는 것을
아침의 미풍이 오리라는 것을
끈기 있는 소나무는 어찌 알았으며
한낮의 풀벌레 노래 소리를
겸손한 꽃들은 어찌 예상했을까
새로운 빛이 아침의 상쾌함으로
멀리서부터 좁은 수목들 사이로 흘러들어
재빨리 여러 마일에 걸쳐 늘어선
숲의 나무들에게 알려주기까지는?
나도 가장 깊은 영혼 속에
그런 상쾌한 아침소식을 들었고
내 마음의 지평선에
그런 동녘의 빛깔을 보았다
새벽의 여명 속에
가장 일찍 깨어난 새들이
어느 조용한 숲에서
잔 나뭇가지를 꺾는 소리를 듣거나
혹은 해가 떠오르기 전
동녘하늘에 보이는
멀리서 햇살이 실어오는
여름 더위의 징조를 보거나
소로우의 시 ‘내면의 아침’을 번역하며
제 번역은 이 정호 교수의 번역을 토대로 했기에 원 번역자의 저작권을 존중하는 뜻에서 편역으로 표기했습니다. 이 글이 실린 이 정호 교수의 ‘영미시의 포스트모던적 읽기’라는 책은 서울대출판부에서 펴냈는데 영미문학의 흐름을 이끈 시인과 작가들의 작품을 논한 귀중한 학술서적입니다.
여기에 소로우의 시 두 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영혼이 느끼는 아침’으로 번역된 이 시가 크게 가슴에 와 닿아 원문을 비교하며 찬찬히 읽으니 ‘월든’이나 그의 다른 글들(‘시민의 저항’, ‘원칙 없는 인생’ 등)에서 접했던 소로우의 독특한 산문적인 영혼의 소리가 그대로 고스란히 전해지면서 저라면 제목을 ‘내면의 아침’으로 번역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백 편집장님과 잠시 소로우의 이 시에 대한 말씀을 나눌 때 제게 번역을 권하셨는데 이미 훌륭한 번역을 해내신 이 교수님께 결례가 되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망설였으나 이 글이 실린 책이 1994년에 초판으로 나왔고 제가 소유하고 있는 책은 1998년에 재판으로 나온 것으로 띄어쓰기 문법도 지금과는 다르고 번역에서도 셋째 연의 ‘gilds'와 여섯째 연의 ‘aisles'가 문맥의 흐름에서 조금 걸림이 되는듯해 이 좋은 시를 우리 한마음문우들과 공유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 정호 교수의 번역을 존중하면서 제 취향대로 번역한 것입니다.
‘gilds'는 ’도금하다‘의 뜻이 맞기는 하나 ‘나무와 구름을 도금시켜 주고’에서 나무는 금속이 아닌데 도금한다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aisles'의 경우에도 ‘통로’가 원뜻이나 빛이 통로로 흘러든다는 것이 언뜻 이해가 되지 않아 옥스퍼드영영사전과 웹스터영영사전을 찾아보니 웹스터사전에 'a narrow passageway, as between rows of trees'라는 해석이 있어 이 뜻에 맞게 번역했습니다.
그러나 제 번역도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ray나 light, beams, hues를 광선, 빛, 햇살, 빛깔로 번역했는데 소로우가 선택한 이 단어들을 제가 적절하게 제대로 표현했는지 자신이 없습니다. 다만 우리말 정서에 따라 그런 분위기에 어울리는 어감으로 표현하면서 마지막 연의 he를 햇살로 의역한 것도 그런 맥락임을 밝힙니다.
소로우는 미국의 문단과 철학사에서 위대한 발자취를 남긴 인물입니다. 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러시아 인도, 우리나라에 이르기까지 그의 영향력은 전 세계적으로 퍼지게 되었으며 환경문제를 비롯해 노동운동을 논하는 오늘날에도 그의 사상은 시대를 초월해 정신적 지주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톨스토이. 예이츠, 간디, 마틴 루터 킹 등이 소로우의 영향을 받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삼일독립운동의 비폭력저항정신이 그의 사상을 이어받은 간디의 인도독립운동을 롤 모델로 삼은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소로우의 시는 우리에게 알려진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그가 시인으로 출발해 위대한 문인이요 사상가로 우뚝 선 사실은 우리 문인들도 가슴에 새겨둘만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차제에 우리 한마음문협에서도 소로우의 이 시를 통해 그의 사상에 한발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된다면 저에게도 큰 기쁨과 보람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