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협인천지회를 떠나 인천한마음문협으로...
인천문협을 떠나며...
12년 동안 좋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낯익은 이름들 가슴에 담아두고
다 갚지 못한 마음의 빚을 오래도록 기억하며
잠들기 전에 더 가야 할 길을 가겠습니다.
머물렀던 자리가 추하지 않기를 바라며
졸시 한 편 남깁니다.
이조차 내일이면 바람이 머물다 간 자리인양
흔적도 없어지겠지요.
<겨울의 노래>
김 의중
상고대 곱게 핀 나뭇가지에
해 그림자 길게 걸리면
외로운 들녘을 헤매던 바람이 찾아와
가슴을 두드린다
가만히 귀 기울이면
그대 웃음소리 사이로
누군가의 울음소리가
겨울의 노래로 살얼음처럼 퍼져온다
살아 있음에
따스해야 할 심장이
때로는
얼음장보다 더 차갑기도 하다
생명의 시작이 사랑이었기에
어둠조차 아름다웠거니
겨울은 하얀 눈으로
말없이 세상을 덮는다
때가되면 나무는
무성했던 날들의 햇살을 기억하고
겨우내 지친바람은 앙상한 가지 끝에서
잠든 영혼을 깨우는 마지막노래를 부른다
성명 : 김의중
소속 : 시분과
상기 본인은 한국문인협회인천지회를 탈퇴하고자 하오니 처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한국문인협회인천지회
인천한마음문협에 들어오며
<우리가 물이 되어>
강 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 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불로 만나려 한다.
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
세상에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만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 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 때는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한국문협인천지회 떠나며 올린 시보다 인천한마음문협에 들어오며 올린 시가 훨씬 더 멋있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