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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협인천지회를 떠나 인천한마음문협으로...

필그림(pilgrim) 2021. 6. 7. 14:47

인천문협을 떠나며...

 

12년 동안 좋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낯익은 이름들 가슴에 담아두고

다 갚지 못한 마음의 빚을 오래도록 기억하며

잠들기 전에 더 가야 할 길을 가겠습니다.

 

머물렀던 자리가 추하지 않기를 바라며

졸시 한 편 남깁니다.

이조차 내일이면 바람이 머물다 간 자리인양

흔적도 없어지겠지요.

 

 

<겨울의 노래>

 

김 의중

 

상고대 곱게 핀 나뭇가지에

해 그림자 길게 걸리면

외로운 들녘을 헤매던 바람이 찾아와

가슴을 두드린다

 

가만히 귀 기울이면

그대 웃음소리 사이로

누군가의 울음소리가

겨울의 노래로 살얼음처럼 퍼져온다

 

살아 있음에

따스해야 할 심장이

때로는

얼음장보다 더 차갑기도 하다

 

생명의 시작이 사랑이었기에

어둠조차 아름다웠거니

겨울은 하얀 눈으로

말없이 세상을 덮는다

 

때가되면 나무는

무성했던 날들의 햇살을 기억하고

겨우내 지친바람은 앙상한 가지 끝에서

잠든 영혼을 깨우는 마지막노래를 부른다

 

 

성명 : 김의중

소속 : 시분과

 

상기 본인은 한국문인협회인천지회를 탈퇴하고자 하오니 처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한국문인협회인천지회

 

 

 

인천한마음문협에 들어오며

 

 

<우리가 물이 되어>

 

강 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 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불로 만나려 한다.

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

세상에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만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 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 때는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한국문협인천지회 떠나며 올린 시보다 인천한마음문협에 들어오며 올린 시가 훨씬 더 멋있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