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Hong Kong Report) 03 <화폐와 색>
-화폐와 색-
글 / 김 의중
Hong Kong이 다소 혼돈스러운 도시라는 것은 지난번에 이미 언급하였습니다만 화폐의 경우에서도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Hong Kong 화폐의 공식명칭은 HKD(Hong Kong Dollar)입니다. 그러나 화폐에 인쇄된 단위명칭은 작은 글씨의 Dollar와 함께 큰 글씨의 위안(元)으로 인쇄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에 따라, 혹은 경우에 따라 달러라고 표현하기도하고 위안이라고 표기하기도합니다.
화폐의 종류는 위안(달러) 단위로 지폐가 1,000위안, 500위안, 100위안, 50위안, 20위안, 10위안의 6종류와 10위안, 5위안, 2위안, 1위안, 5호(50센트), 2호(20센트), 1호(10센트)의 7종류의 동전으로 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비하면 13:7로 훨씬 다양한 종류의 화폐를 사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혼란스럽다고 생각되어지는 것은 같은 금액의 지폐가 여러 종류로 인쇄되어 통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경우 1만 원 권은 세종대왕의 얼굴이 새겨진 한국은행권 한 종류이지만 Hong Kong의 경우는 100위안(Dollar)권 지폐가 중국은행권, 홍콩상하이(HSBC) 은행권, Standard Chartered은행권 등으로 각기 다른 Design으로 인쇄되어 통용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1,000위안, 500위안, 50위안의 지폐도 마찬가지입니다. 환전할 때마다 다양한 화폐종류를 대하며 혹시 위폐가 섞여있지 않나 하는 불안한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국제무역도시인 만큼 돈 장사를 허용한 은행에 발권(發券)의 권한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조치이겠으나 중국 사람다운 발상으로 생각해 본다면 다양한 지폐의 종류를 대하므로 1,000위안 권 한 장으로 만족하지 아니하고 다른 종류의 1,000위안권도 소유하고자 하는 욕심을 유발하여 더 많은 재화를 획득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게 하는 경제적 승수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Hong Kong 여행을 위해 Hong Kong화폐로 환전해야할 경우에는 국내은행이나 인천공항환전소에서 환전하시기 바랍니다. Hong Kong에서 환전할 경우 Exchange Fee가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는 Exchange Fee 보다는 적용환율의 변동 폭이 문제이지만 환전할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마치 사기를 당한 듯한 기분입니다. 호텔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은행이나 공항 환전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번은 귀국하는 길에 Hong Kong 공항 환전소에서 면비(免費) 수수료(Free exchange fee)라고 써 있기에 HKD38,000을 U.S. Dollar로 환전하는데 환전 액 USD4,861가운데 USD384를 Exchange Charge로 공제하고 나머지 USD4,477를 계산해 주기에 불만을 억제하지 못해 거칠게 항의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마침 가지고 있던 300불 남짓한 돈이 있었기에 홍콩달러로 환전하면 얼마를 주겠는가고 물었더니 1,980위안을 줄 수 있다고 하더군요. 계산을 해 보니 매입/매도의 차이가 15.%를 넘고, 기준 환율에 대해서는 거의 7.7%에 달하는 환율차액을 떼는 것입니다.
환전하는 동안 너무 억울해 망설이다가 시간을 너무 지체하고 있는 것 같아 뒤에 서있던 미국 신사에게 먼저 환전하라고 자리를 양보했더니 사정을 잘 이해한다는 듯 웃으면서 자기는 괜찮으니 충분히 생각하고 결정하라고 하면서 기다려 주더군요.
남방계열 사람들이 대개 그렇듯이 Hong Kong사람들도 색상이 화려한 원색을 좋아하는 편인데 특별히 특정한 색상에 의미를 부여해 그 의미를 다수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인정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대다수 국민들이 적색과 황색, 녹색을 선호하는데 적색은 융성과 번창을, 황색은 부(富)와 귀(貴)를, 그리고 녹색은 건강과 평안을 의미하며 이 의미는 누구나 별다른 저항감 없이 인정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화폐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지폐의 경우에도 이 3색을 사용하고 있는데 1,000위안 권은 황색, 100위안 권은 적색, 50위안 권은 녹색으로 인쇄되어 있습니다. 가장 고액권의 색상을 황색으로 인쇄한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음을 누구나 인정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