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신(받은 글)

서신(받은 글) 013 <학마을입니다.>

필그림(pilgrim) 2007. 6. 23. 07:04

<학마을 문안입니다.>

 

어련하셨습니다.
선배님의 배려와 느낌엔 그저 다소곳할 뿐 일체의 딴죽을 걸 수가 없습니다. 유미 양을 들여 내미신 건 말씀그대로 악! 소리 나는 결정타 한방이었으니까요,
영애 '유미' 양의 팔랑거림이 마냥 그득하게 보여지는 멍석마당, 놀이터, 또는 학습장이 되어 질 것을 바라고 믿습니다.
전혀 예측불가였으나 저간의 사정을 단번에 파악하고 제 호칭을 '삼촌' 또는 '학 삼촌'이라 서둘러 제시한 것은, 저로선 최악의 상황인 외통수를 피하기 위해 내밀 수 있는 멍군 수로서 단지 이 수뿐이었습니다.
워낙 흔한 아저씨 호칭보다는 나을 것 같은 판단이지만 유미 양이 편키를 원한다면 아무렴 상관치 않겠습니다.
어쨌든 절반의 딸내미 취급을 하겠습니다. 다만 문학산장 글 마당의 공공성을 생각해 저로선 지나친 사적인 표현은 삼갈 것이므로 미리 양해를 구하겠습니다.

올 안에 경기도 쪽으로 거처를 옮겨가겠습니다만, '학마을 산장'의 성격인즉 예시해 주신 바 '의숙(義塾)'에서 조금도 어김이 없을 것입니다. 원래 이곳 골짜기에서의 작정도 그러했습니다만, 여러 가지 딱한 이유와 지역적 거리감으로 말미암아 계획을 필연히 변경해야 했습니다.
다소 원만치 못한 사정으로 실행까진 쉽지 않은 난관이 남아있긴 합니다만, 길은 분명한 외길인가 합니다.

글 마당의 성격과 종류인 즉 얼마든지 취사선택의 여지는 있습니다. 그러나 관리의 책임성과 특히 효율성에서 보면 의외로 부담스러운 면도 있더군요, 특히 인기가 있는 만만한 곳과 거의 버려지는 난처한 곳 등 조심스러움이 있음입니다.
일단 방문해오는 님들의 편의와 보람을 상정, 글 마당의 종류를 지금처럼 극단히 간략화 시켰음으로 그의 효과와 기능 등을 지속적으로 살펴가며 숙의 하에 조정하겠습니다.
제 기본입장인즉 창작마당에선 반걸음 또는 한 걸음 정도 앞서서 선도해 감이 모두에게 유리하달 수 있겠으나, 넓은마당은 꼭 그만큼 뒤로 물러서 밀어드리는 형태를 유지하고자 합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충분한 적용여유가 있음으로 이 역시 가변 유동적이라 함이 옳겠습니다.
독자, 방문자들의 성향을 수집 파악할 단계가 아직은 많이 이른 것 같기에 효율성의 면에서 식구가 작은 지금은 분산형에 비해 집약형이 먼저 유리하다는 생각입니다. 단 말머리를 보다 다양화함으로서 지적하신 바 소정의 효과를 함께 기대해 볼 순 있을 듯 싶습니다.

아하! 은퇴이후를 말씀하셨습니다. 유한한 생물체로서 피할 수 없는 과정이고 실정이오나, 마음 짠한 감상을 표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때가 이르고 철이 지남에 예외란 있을 수 없음이 새삼 냉혹함으로 다가옵니다. 해야할 일을 묵묵히 수행해 나가는 가운데 대천명의 자세를 잊지 않을 것입니다.
가까이서 지켜봐 주실 것을 상정하고있겠습니다. 그를 위한 실체적 준비는 이미 시작됐으니 진행과정을 계속 보고드릴 것입니다. (학 삼촌)



* 제우스의 -013-서신에 대한 회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