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러니

칼럼(Hong Kong Report) 01 <첫인상>

필그림(pilgrim) 2007. 6. 19. 22:16

<Hong Kong Report> 
                      -첫인상-

글 / 김 의중

Hong Kong에 와서 처음 받은 느낌은 무언가 명확하거나 투명하지 않은 여러 가지 복합된 요인들이 합쳐져 있는 듯한 도시라는 인상이었습니다. 사실 Hong Kong은 과거 한 세기반 동안 흡수한 서양 문물의 장점과 그 기간 중에도 잃어버리지 않은 동양의 고유문화와 전통적인 관습이 그대로 살아있는, 어제와 오늘이 공존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빈과 부, 화려한 빌딩들과 낡은 건물들, 다양한 인종과 언어들 속에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각종 상품들이 아무런 충돌 없이 혼재하고 있습니다. 거리의 모습도 비좁은 도로를 수많은 차량들과 궤도차인 Tram이 뒤섞여,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도 신통할 정도로 교통신호를 잘 지키면서 질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오래되고 낡은 것을 부수고 정리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새롭고 변화된 것을 세우고 고쳐가면서, 복잡하고 혼돈스럽지만 나름대로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도시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곳에 상주하지 전까지 십년 가까이 오가면서도 정작 관광다운 관광을 제대로 해보지 못했습니다. 늘 관광보다는 업무가 우선이었고 또 업무를 마치면 시간이 아까워 즉시 돌아가곤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곳을 처음 방문하는 분들을 위해 기억에 남을만한 추억거리를 추천해 드리지 않을 수 없군요. 더 좋은 곳은 제가 먼저 알아본 후에 차차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Hong Kong에 오시면 Peak Tram을 타 보세요. 케이블 카와는 다른 맛이 있습니다. Hong Kong Island의 Central역이나 Star Ferry광장에서 셔틀버스(또는 택시)를 타시고 Peak Tram 터미널에 내리십시오. 터미널에서 Ticket(왕복 HK$40.00)을 구입한 후 Tram을 타면 Victoria Peak까지 올라가게 되는데 그 경사면이 어찌나 가파른지 마치 누워있는 나에게 마천루 빌딩들이 쏟아지면서 몰려오는 듯한 착각이 들게합니다. 'Experience one of the world's most breathtaking view!'(세계에서 자장 아슬아슬한 광경중의 하나에 대한 경험)이라는 표현이 실감이 납니다.

정상에는 분수대와 식당, 카페, 쇼핑몰이 있으며 지은지 150년이 넘는 유서깊은 양옥 한 채가 사연을 담은 채 역사의 의미를 찾는 고급 손님들에게 음료와 식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망대에서는 Victoria Harbour, Kowloon지역과 인근 부속 섬들의 파노라마를 싫증나지 않게 조망하실 수 있습니다.
Hong Kong Island에서 Tram을 타면 낭만이 있습니다. 승차 요금이 HK$ 2:00로 Hong Kong에서 가장 싸구려 요금인데다 에어컨도 없이 딱딱한 의자에 덜컹거리는 낡은 교통수단이지만 2층에 올라앉아 창밖에 보이는 빌딩들과 휘황한 쇼윈도의 여러 상품들을 둘러보며 복잡한 시내를 아슬아슬하게 달리는 기분은 우리나라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이국적인 정취라고 하겠습니다.

Hong Kong Island와 Kowloon(침사추이)지역을 건널 때 택시나 버스, 또는 MTR(지하철)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바쁘지 않다면 Star Ferry Terminal에서 배로 건너는 것도 운치가 있습니다.  선임(船賃)은 아래층이 HK$1.70, 위층은 HK$2.20입니다.  바닷바람을 쐬면서 도시의 해안풍경을 구경하는데는 아래층, 위층이 별다른 차이가 없건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요금에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  아마도 1층에서는 갑판 아래층에서 나는 기관실엔진 소음과 약간의 기름 냄새가 나는 탓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Hong Kong에 오시면 Tsimshatsui(침사추이) New World Centre의 Intercontinental Hotel 커피Shop에서 차 한잔 하시기 바랍니다. 낮에도 좋지만 저녁식사 후 날이 완전히 어두워진 뒤라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창 밖으로 바라보이는 Harbour view의 백만불짜리 야경이 일품일 뿐만 아니라 피아노와 첼로, 색소폰이 연주되는 감미로운 Live Music이 연인이나 정감 있는 분들과의 대화분위기를 한껏 돋울 것입니다. 마음에 드시는 곡이 끝나면 연주자들에게 가벼운 박수라도 쳐주십시오. 멋과 운치를 아는 당신의 문화의식이 한결 돋보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