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시

한국의 명시 <파초우>

필그림(pilgrim) 2007. 6. 18. 21:15
 

<파초우(芭蕉雨)>


조 지훈


외로이 흘러간

한 송이 구름,

이 밤을 어디메서

쉬리라던고.


성긴 빗방울

파초잎에 후두기는 저녁 어스름

창 열고 푸른 산과

마주 앉아라.


들어도 싫지 않은

물소리기에

날마다 바라도

그리운 산아


온 아침 나의 꿈을

스쳐간 구름

이 밤을 어디메서

쉬리라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