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시

작가의 시 <저녁바람>

필그림(pilgrim) 2007. 6. 6. 17:53

<저녁바람>


                                      김 의중

한줄기 저녁바람

들녘에 풀리면

가슴이 열리고

노을빛 곱게 물든 눈동자엔

하늘이 담긴다.


다만 내 마음 이토록 애절함은

떨리는 손끝으로

사랑하는 너를 붙들지 못해도

네 흔적이 소리되어

가슴에 머물기 때문이리라


그래...

멈추어 서면

바람이 아니지

영혼도

죽은 것이 되리라


나 또한

될 수만 있다면

빛이 되고

소리되어

바람처럼 흩날리려니


긴 그림자 황혼에 먼저 보내고

홀로 서 있는 이 자리

초저녁 별 하나 반짝이는 손짓에

바람은

그리움의 전설만 전하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