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그림(pilgrim)
2007. 6. 1. 06:41
<들꽃>
김 의중
황량한 들녘에
누가 뿌려놓은 씨앗인가
햇살 눈부신
작은 오솔길에
홀로
네가 있었다.
한 잎
나긋한 몸매로
너는 초록빛 옷을 입고
내 길의 허허로움을
꽃향기로 채워
네 손끝으로 뿌리고 있었다.
가냘픈 뿌리로
광활한 대지를 안고서
하늘과
바람과
구름
네 고운 눈망울에 담고
아직은 더 가야할
저녁노을 속으로 이어지는 이 길에
너는 사랑으로 가득 찬
순결한 가슴을 열고
수줍은 미소로
내일의 희망을 속삭이고 있었다.